총 전적 2승 30패...승부사 트럼프의 초라한 '불복 소송' 성적표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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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3 08:03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경합주들의 개표 인증을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했던 소송들이 잇따라 기각당하면서 ‘불복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CNN과 ABC뉴스 등 주요 외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공화당 강세였던 조지아주는 20일(현지 시각) 바이든이 승리한 개표 결과 인증 절차를 마쳤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은 23일, 네바다는 24일, 애리조나는 30일 개표 결과를 인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측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가 이번에 바이든이 승리한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애리조나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하지만 그중 한 곳인 조지아주는 20일 수작업 재검표 끝에 바이든이 1만2000여표(0.25%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섰다는 개표 결과를 공식 확정했다. 이에 트럼프 측 법률팀은 조지아주에 추가 재검표를 요청했다.

앞서 주 당국은 처음 개표에서 바이든이 근소하게 승리한 것으로 나오자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전체 투표용지 약 500만장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했다. 조지아주는 주법상 격차가 0.5%포인트 이하면 패자가 재검표를 요청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21일 연방지방법원이 "(선거) 부패가 만연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트럼프 측의 소송을 기각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모든 카운티는 23일까지 개표 결과를 인증해야 한다.

CNN은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캠프가 선거일 이후 선거 관련 소송에서 기각되거나 소송을 철회한 것이 최소 30번째"라고 했다. 트럼프 측은 선거 불복 소송에서 두 차례 이겼지만 그나마 투표수가 적은 지역이다. 총 전적 ‘2승 30패'인 셈이다.

23일 선거참관인위원회가 개표 인증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인 미시간주 상황도 비슷하다. 트럼프는 20일 공화당 소속 미시간 주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직접 만났다. 개표 인증을 늦추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여기 참석한 주의회 상원 원내대표와 하원 의장은 접견 뒤에 "현재로서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정보가 없다"며 "미시간주 선거 인증 절차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트럼프 측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항소할 뜻을 밝히고 미시간에서도 또 다른 선거 관련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 전문가들은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주(州)별로 주지사, 주 국무장관, 선거참관인위원회 등이 개표 결과를 공식화하는 인증을 하도록 하고 있다. 50개 주지사와 워싱턴DC 시장이 인증된 개표 결과와 선거인단 명부를 12월 8일까지 미 의회로 보내면, 12월 14일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선출하는 형식적 투표를 다시 한다. 트럼프와 공화당 측은 그동안 투·개표 부정을 주장하며 이 절차를 늦추려고 노력해 왔다. 12월 8일까지 주별 개표 결과를 인증하지 못하면 선거인단 투표가 불발되면서 대통령 선출권이 의회로 넘어간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면 트럼프가 재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표면적으로는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있지만, 사적으로는 퇴임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2024년 대선 출마를 상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트럼프의 측근과 참모 여럿을 인터뷰해서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자신은 아마도 다시 대선에 도전해서 정치와 언론에 항상 등장하는 세력으로 남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올 연말쯤 2024년 대선 출마를 발표해서 즉각적으로 바이든 당선인과의 재시합을 준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기업들로부터 강연료를 받고 연설을 하거나 유세장 입장권을 팔아서 돈을 버는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개인적 빚과 법적 문제들을 고려할 때 트럼프는 퇴임 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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