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세인의 밀레니얼 웰니스(11)
하지만 나와 같은 밀레니얼이 2018년부터 필드에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요즘 성공하는 운동 스타트업의 트렌드를 잘 살펴본다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엔터테인먼트’ 컨셉을 운동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건강을 위한 단순한 운동은 경쟁력이 없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담긴 컨셉이어야만 초보가 입성하기 부담스럽지 하지 않고 실제 스포츠에도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이전에 이야기했던 ‘펠라톤’ 역시 홈 인도어 싸이클링이라는 자칫 따분한 운동을 셀럽 코치와 실시간 리더보드를 통해 엔터텐인먼트 요소를 높이고 하나의 소셜 커뮤니티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의미 있게 보던 골프 브랜드 캘러웨이 는 2020년 10월 골프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미국의 ‘탑골프 (TopGolf)’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진정한 ‘펀 골프 (Fun Golf)’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캘러웨이는 어떤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무려 기업가치 약 20억 달러(2조3000억 원)의 탑골프 인수를 결심했을까?
클럽? 난 골프 하러 간다
펍에서 볼 수 있는 볼링, 다트와 당구처럼 골프도 캐주얼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야외 골프장을 개조했다는 점에서도 친근감이 느껴진다. 타깃이 없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연습을 하는 곳이 아닌, 바닥에 홀이 흩어져 있어서 전자태그가 달린 공을 타깃 홀에 정확도 있게 치는 게임을 만들어 놓았다. 몇번에 걸쳐 홀에 넣는가가 아닌, 내가 얼마나 정확하게 홀 근처에 가느냐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가성비도 갑이다. 비싼 취미 생활이었던 골프가 4명 이하의 팀에서 20~40달러 정도에 비용만 내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바뀐 것이다. 결국 멀리만 있다고 느껴졌던 골프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앞세워 가격과 문화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탑골프 인수에 가장 큰 포인트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밀레니얼, Z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면이 큰 성장 가능성을 가져다준다. 탑골프 대표 돌프 베를의 인터뷰에 의하면 고객들 49%는 이미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며, 나머지 51%는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미있는 환경, 사회적 환경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하이힐이나 하이톱을 신고 노는 사람, 혹은 골프용품에 아직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골프를 처음 경험해도 되는 곳이라는 이해를 높이려 했다. 재미를 강조해 전통적인 골프를 소개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렇듯 800억 달러로 (80조원) 추정되는 골프 시장의 프로 골퍼뿐만이 아닌 캐주얼 골퍼까지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많은 골린이(골프 치는 어린이)가 골프에 빠지게 되면 캘러웨이와의 간접적 브랜드 배치를 통해 두 회사가 함께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피트니스란 더 이상 건강에만 중점을 둔 마켓이 아니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사로잡으려면 건강을 도와주는 점은 기본이고, 그 이외에 짧은 시간 내에 이들을 현혹하고 몰입시킬 수 있는 킬링 포인트가 필요하다. 2020년 캘러웨이의 탑골프 인수건은 피트니스 라이프스타일과 웰니스 시장의 큰 변화를 함축시킨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웰니스 컨설턴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November 17, 2020 at 08: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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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골프가 아빠의 비싼 운동? 밀레니얼은 달라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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