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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성명에서 올해 2월 연장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예로 들면서 “양국간 핵무기 통제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16일 회담에서도 양국은 핵전쟁으로 승리할 수 없고 절대 싸워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은 긴장된 기간에도 전략적 영역에서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핵전쟁과 무력 충돌의 위험을 줄이려는 공동목표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왔다”며 “양국은 전략적 안정을 위한 대화를 가까운 미래에 시작해 군비 통제, 위험 감소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킹이 러시아 소행이란 점을 부인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러시아 당국이 무슨 상관이 있냐”며 반문했다. 다만 그는 사이버 공격 억제와 보안을 양자협상 최우선 순위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를 토대로 ‘사이버 전쟁’을 억제책을 찾기 위한 양국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CNN은 “푸틴의 부인은 예상됐고 미국 정부에게는 특별한 놀라움이 아니다”라며 “바이든은 미래의 사이버 공격을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길 원했다. 이날 회담의 핵심 논제는 사이버 공격”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중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최악에 빠진 외교관계도 정상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양국 갈등으로 3, 4월 각각 자국으로 돌아온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조만간 다시 주재국으로 보내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 정상은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서는 첨예한 의견 차를 보였다. 바이든은 “나발니가 사망할 경우 러시아가 치러야 할 대가는 아주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유죄판결을 받고, 당국 출석을 무시한 사람”이라며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상회담은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4분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14분 뒤인 오후 1시 18분에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담 시작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만남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과 러시아 간 이해 충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이고 이성적인 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이날 오후 5시 반 바이든 대통령이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으며 회담장 문을 나섰다. 정상회담이 1시 반에 시작됐기 때문에 약 4시간가량 진행된 셈이다. 17분 후인 오후 5시 47분 푸틴 대통령이 회담장을 떠났다. 회담 후 백악관 측은 양 대통령 중심의 소수 회담은 오후 1시 44분부터 1시간 33분, 확대 회담은 오후 4시부터 1시간 27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두 대통령은 중간에 1번 20분 간 각자의 공간에서 휴식을 가졌다. 실질적으로 바이든과 푸틴이 대화를 나눈 시간은 약 3시간 정도에 그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진행된 개별기자회견에서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푸틴 대통령부터 이날 오후 6시 경 개별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오후 6시 40분이 지나서야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여러 문제에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을 근접시키는 길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러시아와 미국이 함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에 대해서도 “기대대로 아주 건설적이고 균형감 있으며 경험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전반적으로 같은 언어로 얘기했다”며 비교적 소통이 수월했다고 평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역시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평했다. 그는 “전체 회담의 톤은 좋았고, 긍정적이었다. 거슬리는 행동은 없었다”며 “두 나라 관계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선물도 주고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힘과 단합을 상징하는 미국 들소 모양의 크리스털 조각상, 항공기 조종사용 안경을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민속공예품들을 건넸다. 다만 두 정상은 서로 상대국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다.
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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