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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매년 2000~3000건 가량의 까치 공격 사고가 발생한다. [픽사베이]
호주 브리즈번의 한 공원에서 엄마 품에 안겨 산책 중이던 생후 5개월 여자아이가 까치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매년 2000~3000건 까치 공격
연간 1명꼴로 까치에 쪼여 실명
호주 공영 ABC방송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브리즈번의 글린데만 공원에서 아기에게 달려드는 까치를 막으려던 엄마가 넘어지면서 중상을 입은 아기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사망했다.
이후 시의회는 엄마와 아기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까치를 붙잡아 브리즈번 외부로 옮겼다. 브리즈번 시장인 아드리안 슈리너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조처하겠다"고 했다.
글린데만 공원에서 초등학생 딸이 까치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한 여성은 "말 그대로 거대한 짐승과 싸우는 느낌이었고 전혀 제어할 수 없었다"며 "까치는 딸을 계속해서 공격했고 집요하게 머리를 노리고 쪼아댔다. 결국 까치를 떼냈지만 딸의 볼에 깊은 흉터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독일 셰퍼트인 반려견과 같이 공원을 산책할 때마다 까치가 개를 반복적으로 공격한다"며 "까치는 아주 공격적이고 악독하다"고 했다.
호주 전역에 서식하는 호주 까치는 번식기가 되면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2000~3000건 정도 까치 공격 사고가 발생하고, 200명 가량이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까치 부리에 눈을 쪼여 병원을 찾는 경우는 60건 내외고 매년 1명꼴로 실명되는 사람이 나온다. 대체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보행자들이 다치는 사고는 종종 있었지만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인 사고는 흔치 않다.
호주 까치가 자전거탄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 [ABC 캡처]
까치 죽이는 건 불법…"모자, 선글라스 착용하라"
이처럼 잦은 사고에도 호주 까치는 정부 보호를 받는 지역 토착종으로 분류돼 이들을 죽이는 것은 불법이다. 대신 모자나 헬멧으로 머리를 가리고 선글라스를 껴 눈을 보호하라고 안내한다. 몇몇 시민들은 "수년간 시민들을 괴롭혀온 '괴물 까치'에게 총을 쏘는 것은 합법"이라며 지방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경찰을 공격하는 호주 까치. [ABC 캡처]
그리피스대학의 생태학자 가이 캐슬리는 까치의 공격 이유에 대해 "둥지에 있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수컷 까치는 새끼 새가 있는 둥지 주변의 50m 근방을 돌아다니며 덩치 큰 대상을 찾아 공격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간은 7~12월 사이고, 9월에 공격성이 가장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캐슬리는 "지능이 높은 편인 까치는 종종 상대방을 식별해낸다"며 "특정인과 특정 개에게 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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