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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 드러낸 탈레반 “여성의 복장·등교 율법학자가 결정”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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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 조직원 기습적 가정방문
- 시민에 경제활동 재개 압박
- 美 협력 현지인 탈출 막기도

탈레반 한 고위급 인사가 아프가니스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하시미는 이슬람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그런 것은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부르카는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이고,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다.

하시미는 이런 정책을 결정할 율법 학자 위원회가 존재한다면서 “아프간 국민 99.99%가 무슬림이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날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

또 다른 도시에서도 탈레반이 부르카로 몸을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료품을 사러 나온 여성을 위협해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6∼2001년 집권한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춤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벌도 허용됐다. 특히 여성은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고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탈레반은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주요도시에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로부터 기습적인 가정방문을 받았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이 구태를 벗겠다는 말을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인 등의 대피에 속도를 내지만 아직 목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미국의 기대를 저버리고 탈레반이 아프간 현지인의 출국을 막는다는 보도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대피 속도가 올라가 이날까지 모두 5000명이 대피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하루 2000명 대피는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이은정 기자 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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