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 19 이후 최대규모 시위…“보우소나루 탄핵하라”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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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등 전국 도시에서
방역 반대 들어 “집단학살범” 비판
사망자 46만명…미국 이어 세계 2위
탄핵 찬성 많고 국정조사도 진행중

브라질 시민들이 29일 리우데자네이루 거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뉴스

브라질 전역에서 29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규모 시위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도심 거리에서는 1만명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집단학살범 보우소나루”, “보우소바이러스(보우소나루+바이러스) 탄핵” 등을 외치며 행진했으며, 비슷한 시위가 상파울루와 벨루오리존치, 헤시피, 브라질리아 등 여러 도시에서 벌어졌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시위에서 많은 시민들은 코로나19로 숨진 사랑하는 이들을 기리는 내용이 담긴 손팻말과 펼침막 등을 들고나왔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브라질 보건부의 집계를 보면, 이날 신규 감염자는 7만9670명이며 누적 감염자는 1647만1600명, 누적 사망자는 46만1057명이다. 극우성향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단순한 인플루엔자”라며 심각성을 무시한 채 사회적 거리두기나 통행제한 등의 방역조치를 반대해 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시위에 참여한 시민운동 활동가 시우비아 지멘돈사는 “오늘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집단학살적 행정에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에서 결정적인 이정표”라고 기염을 토했다. 사업가 오마르 시우베이라는 “이 정부를 멈춰 세워야 한다. 이제 그 정도 했으면 됐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선 “그는 살인자이고 사이코패스다. 감정도 없고 자기가 일으킨 재앙이 뭔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벌어진 곳도 일부 있었다. 벨루오리존치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쐈으며, 헤시피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의 행진을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여 다치는 사람들이 나왔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의 최근 조사를 보면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45%로 ‘긍정적’의 24%를 압도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의견도 찬성이 49%로 반대(46%)보다 우세하다. 브라질에서는 1950년 이후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명이 탄핵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원에서 국정조사를 받는 등 더욱 옹색한 처지로 몰리고 있다. 상원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장려한 배경과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실패한 채 지방정부에 통행제한 등 방역조치를 해제하라는 압력을 넣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 인사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룰라)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복권돼 부상함에 따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내년 재선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영국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그는 희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브라질 사람들이 2022년에는 보우소나루로부터 스스로 자유를 찾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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