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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 역설···교통사고 줄었는데 사망자는 왜 늘었나 - 중앙일보 - 중앙일보

kobloggko.blogspot.com 지난해 미국에서 교통사고 사망률이 전년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했다. 왜일까?  
 

코로나 봉쇄령 때 사고는 줄고 사망자는 증가
한산해진 도로, 긴장 풀고 과속하다 인사사고
재택근무에 운전법 잊어 조작미숙 사고까지

지난 2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 캘리포니아주 LA 근처에서 운전하던 중 차량 전복사고를 냈다. 현지 경찰은 그에게 과속이나 난폭운전 혐의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했지만, 이후 가방 안에서 약병이 발견되는 등 의문을 남겼다. [EPA=연합뉴스]

지난 2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 캘리포니아주 LA 근처에서 운전하던 중 차량 전복사고를 냈다. 현지 경찰은 그에게 과속이나 난폭운전 혐의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했지만, 이후 가방 안에서 약병이 발견되는 등 의문을 남겼다. [EPA=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봉쇄령 기간 전 세계 80개 이상 도시에서 전반적인 교통사고 건수는 줄어든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인 대형 교통사고가 전보다 늘었다는 이야기다.
 
WHO는 코로나19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과속을 꼽았다. 이동 제한으로 도로가 한산해지자 속도 제한을 무시하고 달리다가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도로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의 40~50% 이상은 제한 속도 이상으로 운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WHO 연구에 따르면 평균 속도가 시속 1㎞ 증가할 때마다 충돌 위험은 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속 30km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과 부딪힌 경우 보행자의 생존 가능성은 99%지만 시속 50㎞로 높아지면 생존율은 80%로 떨어졌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의 피해가 크다고 WHO는 전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률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미국에서는 운전 부주의도 문제로 꼽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지난해 12월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전년과 비교해 24% 급증했다. 
 
지난해 4월 터키 이스탄불 고속도로가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차량 통제되고 있다. 경찰들이 차도를 걸어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4월 터키 이스탄불 고속도로가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차량 통제되고 있다. 경찰들이 차도를 걸어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NHTSA는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 상당수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고 음주 및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위협적으로 달렸다고 밝혔다. 보행자와 차량이 적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산만하게 운전한 경우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일상 복귀 이후를 더 큰 문제로 꼽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익숙해진 부주의한 운전 습관이 앞으로 교통사고 사망률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교통사고 건수마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운전을 오랜 기간 거의 하지 않다가 다시 운전을 시작하며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운전 조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액셀과 브레이크 위치를 혼동해 반려견을 덮칠 뻔한 경험이나 평소와 다르게 주차가 미숙해 접촉사고를 내는 사례들이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재택근무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냈다며 "운전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인근 35번 고속도로에서 130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로이터=연합뉴스 ]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인근 35번 고속도로에서 130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로이터=연합뉴스 ]

 
WP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장기간 운전을 하지 않은 경우 겪는 일시적인 반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운전은 반복을 통해 행동을 습득한 뒤 장기 기억에 영구적으로 저장됐기 때문이다.  
 
신경과 전문의 로널드C. 피터슨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봉쇄령으로 평균 1년 안팎으로 운전대를 잡지 않다 보니 장기 기억에 저장된 운전법을 행동으로 옮기는 패턴이 굳은 것"이면서 "몇 번 자극을 주면 반사적으로 운전 습관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스로 "운전이 미숙해졌다"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긴장과 불안이 오히려 실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도로 위를 달릴 때 당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불안은 장기 기억 회복 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당신은 운전 기술을 잃지 않았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스케 야마니 올드도미니언대학 심리학 부교수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운전은 복잡한 작업"이라면서 "라디오도 휴대전화도 모두 끄고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해야 한다. 운전기술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뇌가 깨닫지 못할 정도로 반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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