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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보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중동 지역 긴장 높아질까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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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다음날 61.95% 득표율로 대통령직에 당선됐다. 테헤란|EPA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다음날 61.95% 득표율로 대통령직에 당선됐다. 테헤란|EPA연합뉴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이란 대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61)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 신임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신임 총리와 라이시 당선자의 강대강 대치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의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에도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선을 관리하는 이란 내무부는 19일(현지시간) 전날 치룬 대선 결과 라이시 후보가 61.95% 득표를 얻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라이시 당선자는 경쟁 후보인 혁명수비대 출신 보수파 모흐센 레자에이 후보(11.8%)와 개혁파 압돌나세르 헴마티 후보(8.4%)를 큰 표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8.8%에 불과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치러진 대선 중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기권표도 약 370만표에 달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후보 명단에 유력한 중도·개혁 성향 인사들을 제외한 것에 반발해 일부 시민들이 투표 거부 운동을 벌인 탓이다.

검사를 거쳐 대법관을 지낸 라이시 당선자는 현재 이란 사법부 수장이다. 그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2)에 이은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된다. 1988년 정치범 대규모 사형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대선에서는 ‘강력한 이란을 위한 대중정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당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문제, 특히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시 당선자는 8월4일 대통령에 취임해 4년간 이란을 이끌어간다. 이란 현행법상 1회 연임할 수 있다.

라이시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JCPOA 복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 적대적이고 강경보수 성향인 라이시 당선자는 JCPOA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이 그가 취임하는 8월초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것은 이때문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이란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에서) 얼마나 성과가 날 것인지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시간이 무기한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도 라이시 내각이 새로 꾸려지면 협상 국가와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등 JCPOA 당사국들은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시 당선자가 서방 외교에 도전장을 던지고, 중동 내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 중재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등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했을 때 “관계 정상화가 팔레스타인을 파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지한 적도 있다. 미 국무부는 19일 그의 당선에 대해 “이란인들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통해 지도자를 뽑을 권리를 거부당했다”며 견제에 나섰다.

이란에 대해 적대적인 극우인사 나프탈리 베네트가 지난 13일 이스라엘 총리로 취임한데 이어 라이시 후보까지 당선되면서 8년 만에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에 강경파 정권이 들어섰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다. 당장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9일 트위터에서 “테헤란의 도살자로 알려진 이란의 새 대통령은 이란인 수천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면서 “그는 이란 정권의 핵 야욕과 글로벌 테러에 전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이시는 보수파에 대한 반감이 커진 민심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그는 1988년 1000명이 넘는 반대파에 사형을 선고하고, 지난 1월 반정부적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는 소셜 미디어 ‘시그널’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권위주의식 통치를 해와 비판받았다. 사데흐 지바칼람 테헤란대 교수는 “이란에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시민들이 저명한 지도자들에 복종하지도, 믿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관련기사] 이란 ‘대미 강경파’ 대통령 예고…핵협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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