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스가 총리의 '불출마' 발표 이후 오는 29일로 예정된 총재선거에 입후보 하려는 인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치감치 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스가 총리의 '대결 구도'가 깨지자 고노 행정개혁상이 사실상 출마를 결정했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당내 두번째 파벌인 아소파(의원 53명)에 속해 있는 데, 지난 3일 아소 다로 부총리를 만나 출마의사를 전했다. 아소 부총리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고 고노 행정개혁상은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파(의원 46명)을 이끌고 있는 기시다 정조회장은 대외 활동을 이어가며 소속 의원뿐 아니라 당원·당우 등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29일 투·개표가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 383표에 당원·당우 383표를 더한 766표 중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된다.
이시다 전 간사장은 4일 니카이 도시히로 현 간사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이시다파는 의원 17명 수준인데, 총재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자민당 소속 위원 20명의 추천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파벌의 지원이 필요하다. 니카이파의 의원은 47명 수준이다.
여성 후보 중에는 아베 전 총리가 주변에 지원 의사를 밝힌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 부상하고 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파벌에 속해 있지 않아 20명의 추천의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의원들의 지지가 중요하다. 당내 최대파벌인 호소다파(의원 96명)소속이었던 아베 전 총리는 여전히 파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소다파의 시모무라 하쿠분 정조회장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점과 호소다파에서 탈퇴한 경력이 있는 다카이치 총무상에 대해 파벌내 일부 의원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자민당 내 의원 모임인 '보수 단결의 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 이른 시일내 출판 기념회를 통해 아베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한다고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자민당 내 보수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된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총재 선거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지난 3일 방송에 출연해 자신은 총리가 되더라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계속 참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매년 태평양전쟁 종전일과 봄·가을 예대제(제사) 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이 밖에 노다 간사장 대행도 출마 의사를 발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파벌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지지·지원 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선거의 얼굴'론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파벌의 결속력이 예전만 못한데다 3선 이하의 의원들사이에서는 중의원 총선을 이기기 위해 선거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지명도·인기를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의 중의원의 절반 가량이 3선 이하인데 이들은 인기를 중시하고 파벌의 움직임은 둔해졌다"고 진단했다. 산케이는 "중의원 소선거구제 도입을 계기로 파벌의 힘이 약해진데다 이번에는 중의원 선거가 임박해 선거 기반이 약한 의원은 '선거의 얼굴'이 될 새 총재를 기대해 파벌 간부의 의사에 따르지 않을 태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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