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집단지성으로 팬들이 아이돌 그룹 키우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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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팬 참여형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돌 그룹의 성장을 지원하는 팬들의 활동 내역이 모두 기록되고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겁니다. 블록체인이 팬 참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K팝 팬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가수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배가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JYP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소니뮤직코리아 등에서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 총괄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체불가토큰(NFT) 콘텐츠 스타트업 모드하우스를 세웠다. 카이스트(KAIST) 등 정보기술(IT)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발자들을 영입해 블록체인을 접목한 팬 참여형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코스모(우주)'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 코스모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드하우스는 첫 프로젝트로 대규모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통상 기획사로 불리는 회사가 전권을 쥐고 K팝 그룹 제작 관련 거의 모든 의사 결정을 내린다. 반면 모드하우스는 팬들 참여로 진행한다. 정 대표는 "K팝 산업은 이미 팬들의 참여도가 굉장히 높은 시장"이라며 "국내외 팬들 의견을 최대한 투명하게 반영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을 고민하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모드하우스의 '비밀병기'는 NFT기반의 포토카드 '오브젝트'다. 트리플에스 멤버 모습이 담긴 종이 포토카드엔 QR코드가 박혀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코스모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이 오브젝트를 스캔하면 디지털 지갑에 NFT로 저장·보관된다. 이 오브젝트는 코스모 투표 이벤트에서 투표권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브젝트는 온·오프라인에서 팬 활동이나 미션을 달성하면 획득할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예컨대 투표권을 활용해 멤버 구성 등 시즌별 그룹 활동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모드하우스는 오브젝트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가령 팬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다양한 팬클럽 행사에 참가하고, 가수의 음반 등 상품을 아무리 많이 구매해도 현재 구조에선 팬심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어렵다"며 "블록체인 플랫폼에선 참가자의 활동 내역이 실시간으로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진성팬은 물론 가짜팬도 구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팬들은 포토카드를 통해 트리플에스 활동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좋아하는 가수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즐거움도 커진다. 팬 커뮤니티가 팬덤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는 개인 소장에 머물거나 거래·투자를 위해 인기 그룹의 콘텐츠를 활용해 발행된 기존 NFT와 차별화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포토카드는 팬심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로써 가치도 크다"고 덧붙였다. 또 K팝 오디션을 둘러싼 투표나 인기 순위 조작 논란이나 대중의 불신도 해소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코스모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첫 시도여서 서비스 초기엔 유닛 구성처럼 직관적인 분야에 집중해 팬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모드하우스의 콘텐츠와 기술력을 높게 평가해 지난달 신규 투자에 나섰다. 네이버는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과 모하우스 간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코스모를 통해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월드클래스 K팝 그룹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BTS가 성공한 원동력 중 하나는 글로벌 팬덤인 아미를 꼽을 수 있다"며 "K팝 그룹이 성공하려면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탈중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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