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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 맞은 SM 인수전…“아티스트·팬덤은 방패막이”란 비판도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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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엔터테인먼트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에서 법원이 하이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케이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이브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분위기지만, 아직 여러 변수는 남아있다. 동시에 인수전에서 팬덤과 아티스트는 들러리로 소외당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유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3일 ‘카카오 대상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앞서 에스엠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카카오가 에스엠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도록 하자,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이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 결정으로 에스엠 1대 주주에 오른 하이브는 앞으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 에스엠 주총에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사들인 14.8%에 이수만의 남은 지분 3.65%, 최근 갤럭시아에스엠에서 사들인 1% 등을 합쳐 20%가량의 지분을 확보하며 에스엠 1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에스엠 소액주주 지분율은 60% 이상이다.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경영권 안정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지난 2일 만든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에스엠 위드 하이브’에서 소액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위임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와 손잡고 하이브에 대응하려 한 에스엠 경영진은 법원 결정으로 타격을 받았다. 다만 하이브 지분보다 소액주주 지분 비율이 월등히 높은 만큼 에스엠 경영진도 소액주주를 상대로 한 의결권 위임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 인수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이성수 에스엠 공동대표가 개인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향한 폭로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 전 총괄의 14개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나온 폭로는 5개 정도다.
카카오 사옥. 연합뉴스
카카오 사옥. 연합뉴스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변수는 카카오다. 인수전에 발을 뺄지, 추가 자금을 투입할지가 관건이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국부펀드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중 1차 투자금인 약 9000억원을 확보해 실탄은 두둑하다. 다만 인수전에 나서면 법원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0%로 시작해야 한다. 에스엠 주가가 인수전 시작 뒤 연일 오르고 있어 지분 인수 비용이 커지는 것 역시 부담이다. 금융 당국이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일어난 대량매집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달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투자자들이 5.5%의 에스엠 지분을 매수했다. 일부에선 이 기타법인이 카카오와 우호 관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카카오가 하이브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전제로 사업 제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팬덤과 아티스트는 들러리로 소외당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 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열린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서 아티스트와 팬덤은 방패막이로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하이브와 에스엠 경영진이 자신들의 전략이 아티스트와 팬덤에 이롭다고 얘기하지만, 아티스트와 팬덤 목소리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지행 동아대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팬덤이 개입할 여지가 제한적이다. 팬들은 링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스타를 응원하겠다’는 감정적 위치밖에 가질 수 없어 패배감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SM 소속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 소속 그룹 에스파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싱크: 하이퍼 라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한편에선 팬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에스엠 팬들은 지난달 27일 하이브 사옥 앞에서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현재 에스엠 팬덤과 하이브(방탄소년단) 팬덤은 이번 인수전에 비판적이지만, 회사를 압박할 정도의 여론으로 모이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팬덤이 이번 인수 경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예컨대 팬덤이 행동주의의 하나로 에스엠 주총에서 소액주주로 참여해 그들의 목소리를 경영진에 전달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팬들이 목소리를 내는 소액주주 운동을 벌이거나, 에스엠의 독립성·자율성·투명성을 위한 감시활동을 하거나,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팬덤의 공동행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지행 전임연구원은 “케이팝 팬덤은 소비자일 뿐 아니라 정치적 담론을 만드는 역할도 해왔다”며 “팬들이 에스엠 주주가 돼 역할을 넓히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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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05, 2023 at 02:0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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