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스테판 파월
- 기자, BBC 게임 전문기자
넷플릭스라고 하면 기억에 남는 드라마나 영화가 떠오를 것이다.
어떤 작품이 가장 재미있었나? ‘오징어 게임’? ‘브리저튼’? 또는 ‘기묘한 이야기’?
이제 넷플릭스는 게임 순위에도 같은 이름이 등장하길 바란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시청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게임’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구독자에게 더 많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계획을 천천히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리앤 룸 외부게임부문 부사장(VP)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은 오늘날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 하나인 만큼, 넷플릭스가 구독 서비스에 게임을 포함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다양한 방식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앉아서 영화를 보고 싶을 때나 좀 더 활동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넷플릭스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대작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2021년 11월부터 넷플릭스 앱에서 게임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많은 사용자는 이 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리앤 룸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의도적으로 "떠들썩하게 홍보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먼저 시장을 이해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제공된 모바일 게임으로는 ‘기묘한 이야기’와 같이 유명 넷플릭스 드라마와 연계된 게임도 있고, ‘레인즈: 삼국지’와 같이 넷플릭스와 무관한 게임도 있다.
현재는 모바일 기기로만 플레이할 수 있지만, TV 및 컴퓨터 작동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게임 저널리스트 셰이 톰슨은 이렇게 조용한 접근이 현명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기존 미디어 브랜드가 게임 업계에 진출하려다 "실패한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톰슨은 "다른 주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게임 업계 진출을 시도했을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게임이 플레이어를 매료시키는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라는 점을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 게임즈’입니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로스트아크’, ‘크루시블’ 등을 출시했지만 게임에서 기대되는 창의성과 독창성이 부족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입니다."
올해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 서비스를 종료한 초대형 기술 기업 구글의 사례도 게임 업계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톰슨은 "모바일 게임부터 시작하는 것은 넷플릭스에 유리할 수 있는 영리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넷플릭스는 게임 업계와 게이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려는 것 같습니다. 최근 스트리밍 분야에서 넷플릭스의 평판이 다소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 업계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기대가 아니라 게이머의 기대를 충족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과 독창성입니다."
리앤 룸 부사장은 앞으로 넷플릭스가 지식재산(IP)을 더 많이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의 세계관에서 드라마, 영화, 게임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리버풀 중심부에 위치한 ‘립스톤 스튜디오’는 최신 유행 스타일의 사무실 공간에서 바로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들은 노출된 벽돌로 마감한 벽, 다육식물과 책상 위를 채운 팝컬쳐 굿즈들이 가득한 사무실 공간에서 넷플릭스와의 첫 번째 파트너십을 위해 다음 업데이트 작업에 분주했다. ‘퀸스 갬빗’ 게임은 짐작했겠지만 드라마 주인공 베스 하몬의 모험을 주제로 한 체스 게임이다.
제이미 브레이쇼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넷플릭스에 보낸 갑작스러운 이메일을 계기로 게임 제작 계약이 체결됐다.
브레이쇼는 웃으며 "넷플릭스는 언제쯤 게임계의 넷플릭스가 될 것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체스 게임을 제작해 온 립스톤은 넷플릭스와 함께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기 파트너에 속하게 됐다.
브레이쇼는 이 관계가 단순한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라 양사의 전문성을 공유하는 “협력적 파트너십”이라고 말한다.
브레이쇼는 이번 협업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넷플릭스 고객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로서 게임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넷플릭스 시청자가 현재 2억38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시청자 중 상당수가 게임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최대한 많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설계해야 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고, 게임의 대중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멋진 기회입니다."
브레이쇼는 이번 계약이 “윈윈”이라고 확신한다. 게임과 영화·드라마 연계가 실패를 거듭했던 오랜 역사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실패 사례가 많았지만, 대개 일정이 문제였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는 방영 시점에 게임 일정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보다 성숙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만큼, 타협해야 할 부분이 더 적습니다."
넷플릭스는 영화·드라마·기술 업계 등에서 게임 업계 진출을 시도한 대기업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는 지난 1월 서비스를 중단했고, 아마존 게임 사업부는 자체 타이틀을 개발해 성공을 거두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아마존은 현재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 게임을 개발 중이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 중 ‘포트나이트’나 ‘콜 오브 듀티’와 같은 대형 타이틀의 인기에 필적할 만한 게임은 없었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게임 스튜디오에서 정리해고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규모가 큰 콘솔 게임보다 제작비가 저렴한 모바일 게임에 집중해 재정적 리스크를 덜었다. 기존 유명 게임보다 뛰어나야만 성공을 인정받을 수 있는 대작 게임 하나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재정적 영향 또한 크지 않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단점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게임 업계에서는 플레이어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하거나 콘텐츠, 도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바로 다른 게임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다른 게임으로 넘어간 사용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향식 전략은 기존에 없던 색다른 접근인 만큼, 당분간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리앤 룸 부사장은 "우리는 지금 게임 사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 게임은 이미 초대형 산업이고 사용자가 열광하는 멋진 게임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그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ugust 30, 2023 at 03:5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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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게임 사업 본격화는 '자연스러운 확장'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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