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 미국 오리건주 데슈츠 카운티 순회법원. 베스 베글리 판사가 피고석에 앉아있는 한 부부를 향해 일갈했다.
![2019년 재판정에서 판사는 ″당신은 살인을 저질렀다″면서 가르시아 부부를 꾸짖었다. [유튜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f72a660d-cd39-4895-a59e-a8b8cf8727b9.gif)
2019년 재판정에서 판사는 ″당신은 살인을 저질렀다″면서 가르시아 부부를 꾸짖었다. [유튜브]
하지만 양어머니는 재판 내내 자신은 딸을 사랑했으며 좋은 엄마였다고 주장했고 이에 분노한 재판장이 평결과 함께 "당신은 살인자"라고 준엄하게 꾸짖은 것이다.
![2016년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말리야. 당시 5세였으며 몸무게는 24파운드(11kg)에 불과했다. [센트럴 오리건 데일리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b025977e-6ed9-4125-ba81-7293850fcad5.jpg)
2016년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말리야. 당시 5세였으며 몸무게는 24파운드(11kg)에 불과했다. [센트럴 오리건 데일리 캡처]
말리야 가르시아가 숨을 거둔 건 2016년 12월 21일이었다. 당시 CBS 뉴스에 따르면 영양실조 상태에서 바닥에 쓰러졌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이는 사망 당시 몸무게는 24파운드(11㎏)에 불과했다. 한국 기준으로도 5세 여아의 평균 몸무게(16㎏)에 크게 못 미친다.
숨지기 전 말리야는 구토와 발열에 시달렸다. 특히 사망 4일 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야의 몸 상태를 기술한 경찰의 보고서에는 "영양실조로 아이의 팔다리에는 뼈만 남은 앙상한 상태였다"고 적혀있었다.
부검의도 "마른 아이라도 복부에 지방이 보통 3~5mm는 되지만 말리야에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5세였던 말리야는 숨질 당시 몸무게가 11kg에 불과했다. [벤드 블루틴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7611f0cb-e546-4ab4-93b2-a3b2b08bb12d.jpg)
5세였던 말리야는 숨질 당시 몸무게가 11kg에 불과했다. [벤드 블루틴 캡처]
오리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르시아 부부는 "다른 아이들과 말리야를 병원에 같이 데려가 우리가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말리야가 학대받고 방치된 상태였다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다. 말리야의 사망일을 기준으로 아이는 이미 병원에 다녀간 지 1년이 넘었고, 돌봄 서비스(데이케어)를 받은 지는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재판에서 말리야의 부검의는 "말리야가 사망 하루 전이라도 의사를 만나 진단을 받았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평소 아이를 굶겨왔던 정황도 드러났다. 말리야를 돌봤던 한 탁아업체 관계자는 "말리야가 우리에게 맡겨졌을 때 너무 허겁지겁 먹어 마치 '밑 빠진 독' 같았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양부모가 말리야에게 저녁으로 크래커와 사과만을 먹였다고 보도했다. 말리야가 배고픔에 먹을 것을 찾으려 침실 문을 열고 나가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는 장치를 설치해 감시하기도 했다.
![2019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가르시아 부부 [트위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977fc8c1-a715-4410-a015-5e9c1fd304b8.jpg)
2019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가르시아 부부 [트위터]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말리야에게 찬물로 샤워하도록 강요하고 침대에 오줌을 싸면 밖에 내보내 추위에 떨게 할 것이라고 위협한 정황도 드러났다. 말리야가 세 살 때는 한 시간 이상 벽을 닦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법정 문건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가르시아 부부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말리야를 학대했으며 말리야가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존 험멜 검사는 "말리야로선 지옥을 겪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입양 전 말리야를 돌봤던 에밀리 그로브스는 말리야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걷고 말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로브스는 "말리야는 작은 빛이었다"면서 "제가 돌봤던 가장 상냥한 아이 중 하나였고 정말 말을 잘 듣던 아이였다"고 회고했다. 그로브스는 입양된 뒤 말리야의 상태가 크게 변했다고 증언한 증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런데도 가르시아 부부는 언론이 자신을 나쁘게 보이게 만들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평소 말리야를 걱정하는 주위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부모의 한 지인은 "페이스북 메시지로 말리야가 너무 말라보이더라고 했을 때 이에 대한 답으로 'LOL(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우리의 ㅋㅋ에 해당)'이라는 문장이 돌아왔다"면서 "그때 무척 두려웠다"고 말했다.
![2011년 태어난 말리야는 2016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을 거뒀다. 말리야를 추모하기 위한 게시물. 5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말라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벤드 블루틴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3352a8b1-3f5b-4e5c-96c2-16f8315c6e9b.jpg)
2011년 태어난 말리야는 2016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을 거뒀다. 말리야를 추모하기 위한 게시물. 5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말라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벤드 블루틴 캡처]
![말리야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만든 게시물 [센트럴 오리건 데일리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13/4236952e-1d22-4bfb-8de2-e8888bd7d9fe.jpg)
말리야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만든 게시물 [센트럴 오리건 데일리 캡처]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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