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지역 해변에 시민이 피서 나와 있다. 빅토리아|로이터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해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46도 이상을 기록하자 캐나다 지방정부는 캠프파이어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폭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에어컨이 모두 팔려나갔고 호텔방도 매진됐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관공서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단됐다.
폭염 피해가 심각한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30일(현지시간)부터 최소 10월 중순까지 캠프 파이어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높이 2m, 너비 3m 이상의 모닥불을 피울 수 없게 됐다. 불꽃놀이, 풍등 날리기 등도 금지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산불관리국은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캠핑이 이뤄졌다”며 “높은 기온과 낮은 강수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이같은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규칙을 어기면 1150캐나다달러(약 105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캐나다에서 폭염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이다. 주 내 리턴 지역의 기온은 28일 47.9도까지 올랐다.
무더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멈췄다. 지난 27일 밴쿠버시는 에어컨이 없는 7개 백신 접종센터에서의 백신 접종을 중단하고, 접종센터를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은 고온에 취약해 영상 10도 밑의 온도에서만 보관·유통될 수 있다.
집주인 허락 없이 에어컨을 설치했다가 쫓겨날 위기에 처한 남성도 있다. 밴쿠버 지역 언론 뉴스1130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주택 반지하에 살던 이 남성이 무더위에 급하게 에어컨을 설치했다가 집주인으로부터 30일 이내에 퇴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캐나다 주거임차법에 따르면 세입자가 에어컨을 비롯해 식기세척기, 가습기 등 대형 가전제품을 설치하려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에어컨조차 못 구한 시민들은 숙박시설로 향했다. 숙박시설 예약 사이트 부킹닷컴은 28일 기준 밴쿠버 방 76%가 모두 예약됐으며, 버나비 지역 90%가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 피서쉼터에 지난 27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누워 있다. 이날 포틀랜드 기온은 43.3도까지 치솟아 80여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포틀랜드|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들어 북미 서부 지역과 유럽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7일 기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80여년 만에 최고 기온인 43.3도까지 치솟았고, 세일럼은 44.4도까지 올랐다. 워싱턴주 시애틀은 전날 역대 두번째 최고 기온인 38.9도를 찍었다.
북미 지역뿐 아니라 유럽도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북유럽 지역의 기온이 30도를 뚫고 수직상승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지난 24일 기온은 1879년 이후 최고인 33.8도를 기록했다. 전날 에스토니아 쿤다 지역의 기온은 34.1도 찍어 6월 에스토니아 기온 중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주 독일 일부 지역에서는 나흘 연속 낮 기온이 35도 이상 치솟았고,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나타나는 폭염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로 미국 서부에 생긴 열돔(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현상)이 북부와 캐나다까지 뻗어나가면서 폭염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2000년부터 시작된 미 서부 지역의 대가뭄이 열돔과 합쳐져 더욱 큰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폭염이 이번 한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기후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이번 폭염 온도는 “최고치가 아니라 최저치에 가깝다”면서 “현재 거론되는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저평가됐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70년대 이후 기후학자들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폭염이 더 잦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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