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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탈레반 무장투쟁은 가능한가? : 중동·아프리카 : 국제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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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북쪽 및 판지시르서 반탈레반 무장투쟁
지속가능한 반탈레반 투쟁 조건은 외부 지원
미국 등 외부 세력이 반탈레반 지원할 동기 없어
반탈레반 세력, 무장투쟁보다는 협상이 의도
21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잔류 병력이 반탈레반 세력 근거지인 북부 판지시르 계곡 다라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다라/AFP
21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잔류 병력이 반탈레반 세력 근거지인 북부 판지시르 계곡 다라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다라/AFP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저항하는 무장투쟁은 지속가능한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아프간 수도 카불 북쪽 160㎞ 산악 지방인 풀에헤사르, 데에살레, 바노 3개 지구에서 아프간 정부군의 잔류 병력 등이 탈레반 무장대원 30명을 사살하고 12명을 생포하는 전투를 벌였다는 글과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비스밀라 칸 모하마디 전 아프간 국방장관 대행은 트위터에서 이들을 “대중저항군”으로 부르며 “저항은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친탈레반 트위터 계정도 이 전투에서 탈레반 대원들의 사망자는 그 절반이라고 밝혀, 반탈레반 무장투쟁이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이 전투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탈레반 대원들이 사망할 정도로 격렬했던 첫 반탈레반 무장저항 투쟁이다. 이 전투는 탈레반 대원들의 가택수색으로 촉발됐고, 이 지역의 경찰서장에 의해 주도됐다고 아프간 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탈레반의 카불 장악으로 와해된 아프간 정부군의 일부 잔류 병력들이 교통 조건이 열악한 이 산악지역으로 퇴각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1990년대 아프간 내전 때 반탈레반 세력들의 근거지였던 북부 판지시르 계곡에서도 반탈레반 봉기가 일어나고 동맹이 다시 꾸려지고 있다. 암룰라 살레 전 아프간 제1부통령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의 군 병력과 북부의 무장세력들이 “단일 지휘 체계 아래”에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아프간의 임시 대통령으로 자칭하는 살레는 “저항은 커질 것이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살아있고, 탈레반스탄으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판지시르 계곡 지역은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과 맞섰던 1980년대 무자헤딘 투쟁 때 가장 강력한 무자헤딘 세력을 이끌던 아메드 샤 마수드의 근거지였다. 마수드는 소련 철군 뒤 카불을 점령하고 임시정부를 이끌다가 1996년 탈레반에 의해 축출됐다. 그는 이 지역으로 돌아와 북부동맹을 결성하고 반탈레반 투쟁을 주도했다. 마수드는 2001년 9.11테러 이틀 전에 기자로 위장한 알카에다 대원들의 자살폭탄 테러로 숨졌으나, 북부동맹은 그해 10월 미국의 아프간 침공 때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는 선도부대 역할을 했다. 북부동맹의 주축은 아프간 북부의 타지크족 및 우즈벡족 무장세력들이고, 탈레반은 아프간 최대 민족인 남부의 파슈툰족 중심이다. 판지시르 지역의 북부동맹 잔존 세력 등 반탈레반 세력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나, 군벌로서의 세력은 유지해왔다. 이들 북부동맹 잔존 세력과 아프간 정부 군경의 잔류 병력들이 단일대오를 결성해, 판지시르 계곡 지역에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다면, 반탈레반 무장투쟁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결정적인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외부의 지원이다. 소련 침공 때 무자헤딘, 내전 때 탈레반, 9.11 이후 북부동맹 등 아프간 저항세력들이 위력을 발휘한 근본적 이유는 외부의 지원이었다. 강대국과 주변 세력들이 아프간을 영향권으로 만들려는 대리전쟁을 벌이면서, 아프간 내 저항세력들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제 아프간 내에서 과거처럼 치열한 대리전쟁을 벌여야 할 외부세력들의 동기는 증발하고 있다. 미국은 20년 동안 탈레반과의 전쟁 끝에 도망치듯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마당에 반탈레반 동맹을 지원할 의지와 동기는 없다. 특히, 미국은 현재 최우선 사안인 아프간 내의 자국, 동맹국의 시민, 협력자들의 소개를 위해 탈레반과의 타협을 지키며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미 국방부는 아프간 정부의 군경 병력이 반탈레반 전투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소련 침공 이후 아프간에 대한 최대 외부세력이던 파키스탄은 탈레반의 탄생과 재건을 도운 나라로 탈레반 정권의 공고화가 우선 과제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탈레반의 카불 점령을 전후로 탈레반과 고위급 접촉을 통해, 탈레반 정부 지지를 표방하고 있다. 군사력에서나 주민 지지에서도 탈레반은 압도적이다. 북부동맹의 군벌들이 과거에 성폭행, 납치, 통행료 징수 등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산 반면에 탈레반은 질서 회복을 내세우며 비도시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획득했다. 탈레반은 이제 철수한 미군들이 버리고 간 무기와 장비까지 획득해 무장하고 있다. 북부동맹 지도자 아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인 아마드 마수드가 아버지의 족적을 따를 준비가 됐지만 무기와 보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은 판지시르의 반탈레반 세력이 고립됐다는 증거다. 그는 미국 등 외부 지원이 없다면, 자신들의 병력은 오래 버틸 수 없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현재 판지시르 주요 보급로를 차단한채 봉쇄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현지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판지시르로 들어가기는 쉽지는 않으나, 탈레반이 훨씬 강력하다”고 전했다. 반탈레반 세력들의 의도는 무장저항보다는 협상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마드 샤 마수드의 동생인 아마드 왈리 마수드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탈레반에 자신들을 포함한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만약 평화협정이 된다면, 모두가 참가할 것이다”며 “그러나 협졍이 없다면, 판지시르뿐만 아니라 아프간의 여성, 시민사회, 젊은 세대 등 모든 주민들의 저항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왈리 마수드는 최근 파키스탄을 방문해 임란 칸 총리에게 탈레반이 판지시르를 공격하지 않고, 아프간의 모든 민족들을 포용하는 정부 구성에 동의하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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