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반네타냐후 연정 합의…극우도 가세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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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민족주의 정당 야미나가 반네타냐후 연정에 합의
야미나 대표 베네트가 ‘임기 전반 총리’ 맡는 조건으로
베네트, 서안 정착촌 운동 지도자…이-팔 분쟁 해결 난망
네타냐후 15년 집권 종식…‘부패 혐의’ 형사처벌 가능성

이스라엘 극우 민족주의 정당 야미르의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연정 구성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한 30일 밤(현지시각) 우익 활동가들이 텔아비브에서 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71) 총리의 장기집권을 저지하는 연정 구성이 드디어 합의됐다. 네타냐후의 동맹이던 극우 정당의 대표가 연정의 임기 전반부 총리를 맡는 조건이다. 이스라엘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는 30일(현지시각) 야이르 라피드(57)가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나의 친구 야이르 라피드와 함께 거국일치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나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나의 의도”라며 “우리가 함께 나라를 추락에서 구할 수 있고, 이스라엘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정당인 예시 아티드의 라피드 대표에게 주어진 정부 구성 마감시한은 오는 6월2일까지인데, 베네트가 이끄는 야미르의 가세로 이스라엘 전체 의석 120석 중 64석을 확보하게 된다. 임기 전반부 2년 동안 베네트가, 나머지 2년은 라피드가 총리를 맡는 조건으로 베네트의 연정 참여가 합의됐다. 네타냐후 내각에 참여하는 등 네타냐후의 참모였던 베네트는 서안 정착촌 운동의 지도자 출신으로 이스라엘에서 가장 강경한 극우 정치인 중 하나다. 그의 정당인 야미나는 종교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유대인들이 기반이다. 특히,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중단의 원인인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운동의 지도자 출신이어서, 그가 총리를 맡을 경우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참여에 따른 연정은 좌파에서부터 극우, 아랍계 정당에서부터 극우 유대정당까지 포괄하는 무지개 정당이 되나, 이는 또 반네타냐후 외에는 아무런 공통점을 가지지 못한 취약한 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베네트도 이를 의식한 듯 “이런 정부는 우리가 하나의 단체로 함께 일할 때만 성공할 수 있다”며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꿈 일부를 이루는 것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불가능한 것을 놓고 매일 싸우는 대신에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일까지 연정 구성이 최종 통보되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기 총리직을 내려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 위기로까지 몰리게 된다. 네타냐후는 지난 1996~1999년까지 3년, 2009년3월부터 지금까지 12년2개월 등 총 15년 이상 동안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4차례나 총선을 치르는 정국 혼란에서도 총리직을 놓지않으려 했다. 그는 현재 수뢰,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네타냐후는 즉각 이 연정 합의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베네트가 이스라엘 우익을 배신했다며 민족주의 정치인들은 “좌파 정부”에 가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 같은 정부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험하고, 이 국가의 미래에도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날 베네트와 또 다른 극우정당인 ‘새로운 희망’의 기드온 사아르에게 3명이 총리직을 돌아가면서 맡는 연정 구성을 제안하며 집권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측근이었던 기드온 사아르는 “우리의 입장과 약속은 네타냐후 정권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제안을 일축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야미르와 ‘새로운 희망’에서 연정 참가에 이탈자가 생긴다면, 연정 구성은 다시 무너질 수 있다.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받은 라피드는 2일까지 연정 구성 합의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는 그 후 1주일 안에 의회에서 연정을 통과시켜야 한다. 라피드의 예시 아티드(17석)는 중도 성향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중도좌파 성향 노동당(7석), 우파 성향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가 참여해 57석의 의석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 야미나(7석)가 합류하면서 크네세트(의회) 전체의석(120석) 중 64석이 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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