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업 관련 연설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
ⓒ AP |
탈레반의 통치를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탈출 행렬이 난항을 겪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백악관 연설에서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는 집에 오길 원하는 모든 미국인을 반드시 집에 데려다줄 것"이라며 대피 작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아프간을 빠져나간 대피 인원은 3천 명으로, 미국이 목표로 삼은 하루 5~9천 명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탈레반이 미국인 구타... 미 국방장관 "용납 못해"
이날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아프간 카불 공항 입구가 마비되자 미국은 군용 헬기 3대를 긴급 투입해 169명의 미국인을 공항으로 옮겼다.미국이 대피를 돕는 대상은 미국 시민권자,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을 도운 현지인과 제3국인 등이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빠져나가려는 외국인을 막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현지에서는 미국인들이 탈레반에 구타를 당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군대와 작전에 어떤 공격이나 방해를 가할 경우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탈레반에 분명히 경고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의 이번 대피 작전은 미군의 위험을 수반하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공수작전 중 하나"라며 "나는 미군의 총사령관으로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날 미 하원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구타를 비롯해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탈레반 지도부에 확실히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탈출 행렬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
ⓒ BBC |
AP통신은 "탈레반이 지속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억압적인 통치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라며 "절망을 느낀 수많은 아프간인이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으로 달려가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탈레반이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을 도운 협력자, 아프간 정부 군경, 탈레반에 비판적인 언론인 등을 집마다 찾아다니며 색출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온다. 또한 탈레반의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영국군에서 일했던 전직 통역사인 한 아프간 남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으로 가려다가 탈레반으로부터 길에서 구타를 당했다"라며 "내 자녀들이 이곳에서 지내다가는 탈레반에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달 31일까지 대피 작업을 예정하고 있지만, 대피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아프간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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