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한비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가 "탈레반 관련 언론 보도들이 너무 자극적"이라며 "국제적 지원이 필요한 아프간을 위해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난민들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등의 "국제 지원을 차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20일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현재 탈레반 지도부는 국제여론에 대단히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하는데, 언론 보도를 보면 '부르카를 안 입어서 총살당했다'는 식으로 자극적"이라며 "200만 명의 난민도 나오는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차분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탈레반은 무엇보다 그들의 규율과 원칙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프간 국민들을 돕는 해외 원조 기구들의 프로그램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하루아침에 중단(하고) 모든 외국 직원 추방 등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교수는 이어 "탈레반의 눈치를 보거나 비위를 맞추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도와야 할 사람들을 위해 전략적으로 완급 조절을 하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탈레반이 퇴각한 이듬해인 2002년 아프간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탈레반은 1996~2001년까지 통치하다 물러난 뒤 20년 만에 재장악했다. 현재 아프간은 탈레반을 피해 탈출하려는 난민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 교수는 "NGO, 국제기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군 등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고 있다"면서 "아프간에 물이나 식량, 보건의료, 생계유지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프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한 교수는 아프간을 위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쟁에서 총알이 필요하듯 구호 전쟁에서도 총알이 필요하다"며 "그것은 지원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NGO들 혹은 국제 NGO나 유엔 기구들이 아프간 전후 재건, 난민들을 위해 모금을 시작할 것"이라며 "아프간 평화를 위해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아프간 인권 혹은 난민 수용을 위한 여러 가지 촉구 서명 운동이 많이 벌어질 것"이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겠지만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목소리를 내주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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